
blue sky, sea breeze, warm sand,
and
small James.
Naksan Beach.
2010.8.7




묵주기도를 하는 까닭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릴 때,
도착할 곳까지 시간이 꽤 남았지만 달리 할 것이 없을 때,
기차에 올라타 무료함을 느낄 때,
만날 사람이 약속 시간을 지나도 오지 않을 때,
나는 짜투리 시간을 의미 있게 메꾸어 주시는 성모님께 감사드리면서
묵주알을 돌린다.
아내와 온천천 천변을 걸으면서,
너무 오랜 세월 함께 살다보니 특별히 나눌 이야기도 없음을 느낄 때,
그러면서도 아내와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있음을,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고 싶을 때,
한 걸음 한 걸음에 리듬감을 불어넣으려 할 때,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내가 살아 있음을 자각할 때,
나는 가톨릭에 몸담았음을 감사하면서
아내와 묵주기도를 주고받는다.
자식들이 그들 나름의 삶을 살아가려 애쓰는 모습을 볼 때,
그러면서도 부모로서 특별히 해줄 일이 없음을 느낄 때,
자식들의 힘듦을 대신해줄 수 없음을 뼛속 깊이 알아챌 때,
나는 아들의 죽음을 바라보는 성모님의 심정을 생각하며
묵주기도를 바친다.
그리고 문득 나 자신이 혼자임을 느낄 때
가장 가까운 아내나 부모 형제나 자식들마저도 나와는 다른 존재임을 알아차릴 때
병이 들어 아파도 그것은 온전히 나의 아픔일 뿐임을,
죽음에 이르러서도 결국 그 죽음은 나만의 것임을,
그리고 나의 감정과 생각을 어느 누구에게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없음을
처절하게 알게 될 때,
나는 성모님을 통해 주님께 매달리는 나 자신을 보면서,
주님이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심을 믿으며 묵주를 한 알씩 헤아린다.